최~~~~고로 인기!
용건만 간단히, 움짤은 한 번 더 생각
금병영에 상의하세요
야생의 이벤트가 열렸다
즐겨찾기
최근방문

[추천] 정채봉 -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취급주의민트초코절임
24.09.23
·
조회 613

2021년은 작가 정채봉이 짧은 생을 마감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샘터사는 그의 20주기를 맞아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에 그가 남긴 산문시를 추가하여 개정증보판을 출간했다.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를 뿌리내리며 한국 문학사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정채봉. 

간결하고 단정한 문체, 특유의 감수성은 정채봉 문학의 특징으로 손꼽힌다. 

그런 면에서 시야말로 정채봉 문학의 숨겨진 진가를 발견할 수 있는 장르일 것이다. 

“대개의 사람이 쉽게 지나쳐 가는 것들 속에서 보석 같은 지혜와 진리를 발견할 줄 알았던 사람”(피천득)이었던 정채봉은 인생과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로 많은 이의 가슴에 자신만의 ‘인장’을 남겼다. 

이 시집에서는 평범한 일상에 대한 소중함, 생에 대한 갈구, 나 자신과의 관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사랑과 이별 등을 담았다. 

이 시집은 생의 마지막 고비 앞에서 스러지지 않으려 했던 한 인간이자, 작가로서 정채봉이 남긴 삶의 ‘결정’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붙들고자 했던 글과 마음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서문
첫길 들기/ 슬픈 지도/ 들녘/ 생명/ 길상사/ 엄마/ 수도원에서/ 사과/ 수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벽돌 같은 사랑/ 신발/ 노을/ 빈터/ 참깨/ 나그네/ 술/ 세상사/ 통곡/ 나의 노래/ 피천득/ 어느 가을/ 화가 난 기분이 일깨워 주는 것들/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아기가 되고 싶어요/ 고드름/ 바보/ 샛별/중환자실에서/ 노란 손수건/ 면회 사절/ 아멘/ 눈 오는 한낮/ 내 안의 너/ 기다림/ 사랑을 위하여/ 나무의 말/ 그리움 나무/ 수혈/ 지금/ 해 질 무렵/ 그때 처음 알았다/ 별/ 생선/ 괴로운 기분이 들 때/ 인연/ 물가에 앉아서/ 물새가 되리/ 나는 내가 싫다/ 가시/ 꿈/ 바다에 갔다/ 영덕에서/ 밀물/ 해당화/ 나의 기도/ 하늘/ 공동묘지를 지나며/ 알/ 꽃밭/ 버섯/ 흰 구름/ 바다가 주는 말/ 몰랐네/ 꽃잎/ 행복/ 무지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그땐 왜 몰랐을까/ 새 나이 한 살/ 더 늦기 전에/ 오늘/ 엽신/ 슬픔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발문 사랑과 고통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불빛 - 정호승

 

첫길 들기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먼저 창을 열고 푸른 하늘빛으로
눈을 씻는다.
새 신발을 사면 교회나 사찰 가는 길에
첫 발자국을 찍는다.
새 호출기나 전화의 녹음은 웃음소리로 시작한다.
새 볼펜의 첫 낙서는 ‘사랑하는’이라는 글 다음에
자기 이름을 써본다.
새 안경을 처음 쓰고는 꽃과 오랫동안 눈맞춤을 한다.
_11쪽

 

참깨
참깨를 털듯 나를 거꾸로 집어 들고
톡톡톡톡톡 털면
내 작은 가슴속에는 참깨처럼
소소소소소 쏟아질 그리움이 있고
살갗에 풀잎 금만 그어도 너를 향해
툭 터지고야 말
화살표를 띄운 뜨거운 피가 있다
_26쪽

 


암자에 산그리메가 둘러쌀 무렵
스님이 건네주는 찬물 한 바가지를 받았다
물을 마시다 보니 그 안에 별 하나가 있었다
작은 바가지의 물이 사라지자 별도 사라졌다
나는 간혹 사무치도록 쓸쓸할 때면
가슴에 떠오르는 별 하나를 본다
_58쪽

 

물새가 되리
내가 죽어서
다음 몸을 받는다면
물새가 되겠다
흙한테는 미안하지만
물에서 하루치를 벌어
하루를 사는
단순한 노동자가 되고 싶다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오늘의 작은 만족에 훨훨 날며
비록
겨울날 맨발로 얼음 위를 걸으며
부리로 얼음을 쪼지만
그 누구를 원망도 시기도 하지 않는
하얀 물새가 되고 싶다
그리움이야 멀리 바라보며 피우는 꽃
강 건너 흙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랑하는 나는
죽어서 다음 몸을 받는다면
기꺼이
물새가 되겠다
_64쪽

 

무지개
첫눈이 듣던 날
받아먹자고 입 벌리고 쫓아다녀도
하나도 입 안에 듣지 않아
울음 터뜨렸을 때
얘야,
아름다운 것은 쫓아다닐수록
잡히지 않는 것이란다
무지개처럼
한자리에 서서
입을 벌리고 있어 보렴
쉽게 들어올 테니까
나이 오십이 되어
왜 그날의 할머니의 타이름이
새삼 들리는 것일까
_84쪽

댓글

전체게시글 전체글

우리집 고양이가 맥북 떨궜다.jpg 11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5931
·
24.09.28
알폰스공 어찌하여 목만…. 3
취미
대종수족발핸드
·
조회수 913
·
24.09.28
범죄 현장을 들킨 댕댕이.gif 14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5095
·
24.09.28
싸구려가방 들고다닌다고 핀잔들은 후 반응.jpg 4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1620
·
24.09.28
모자를 바꿔 썼을 뿐입니다만 내가 갱스터?! 1
침착맨
바이코딘
·
조회수 1100
·
24.09.28
코미디언이 무슬림이라는 이유만으로 받는 차별.JPG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1269
·
24.09.28
토스트 두고 지하철 탔는데 드실분 드세요 2
유머
바이코딘
·
조회수 6228
·
24.09.28
🩳 화해즈 🐥❤🐱 #아이브 #레이 #리즈 3
취미
침착한까마구
·
조회수 1173
·
24.09.28
안녕하세요 전무님 연애 상담 영상 찾고 있습니다...!
침투부 공유
절대킹안받는사람
·
조회수 737
·
24.09.28
한국에서 보기 힘든 이국적인 과일들의 본모습 3
유머
이삭삭
·
조회수 1520
·
24.09.27
경제 뉴비를 위한 오늘의 경제뉴스 요약(240927) - 잇코노미 10
취미
이병건치이병헌
·
조회수 2776
·
24.09.27
오늘 대퓨님이 말한 비하인드 (기억나는대로 추가중) 22
취미
BanHeesoo
·
조회수 7920
·
24.09.27
오늘 민대표 강연 중에 공개한 뉴진스 데모곡 12
취미
이지금은동
·
조회수 1928
·
24.09.27
안될과학 생방 2.9만 시청자 ㄷㄷ 3
인방
길고양이의조언
·
조회수 1506
·
24.09.27
소개팅했던 사람한테 연락 옴.jpg 3
유머
이삭삭
·
조회수 1404
·
24.09.27
현피를 중계해 주는 사이트는? 1
유머
두부왕
·
조회수 978
·
24.09.27
라이브 20분만에 좋아요 1만찍은 궤도 19
취미
qwertyuio
·
조회수 7434
·
24.09.27
사파 지존의 가르침을 잊지 않은 정파 고수
유머
1kgyon
·
조회수 1562
·
24.09.27
2018 배도라지 하와이 여행 후기 2부 재생오류 5
침착맨
차이를만드는시간
·
조회수 1490
·
24.09.27
아이유 지금 비오네☔️🌧️... 징징징🎸🎸🎸~ Hey Summer☀️ 인사👋할 때야 서늘한 바람💨이 불어 어느덧 끝🔚무렵에 다다른 줄도 모르고🤷 꼭 오늘을 닮은 밤 3
취미
이지금은동
·
조회수 1473
·
24.09.27